Shining Men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젊음에 대해 한 구절을 남겼다. ‘젊음은 그 자체가 하나의 빛이다.’ 이에 한국의 ‘대잡지’ <아레나>는 젊음에 대해 한 화보를 남기기로 했다. 괴테의 말처럼 하나의 빛 같은 젊음을 담기 위해. 이제 청춘의 절정을 만끽하는 샤이니의 다섯 남자는 최적의 대상이었다. 매 순간 빛처럼 눈 시린 그들을 어떻게 담아야 할까? 괴테는 지각을 자극하는 장엄한 문장으로 표현했다면, <아레나>는 시각을 자극하는 아트 화보로 표현했다. 서로 다른 그들의 매력을 평범한 사진에 담기엔 비좁았으니까. 역시 대문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젊음은 그 자체가 하나의 빛이더라. 그 증거를 공개한다.


- 온유


보통 일정 없을 땐 뭐하면서 보내나?

잘 때가 많다. 거의 잠, 잠, 잠. 아니면 밖에 나간다. 다트 던지는 거 좋아해서 혼자 나간다.

혼자 간다고? 알아보고 인사하고 사인해달라고 하면 불편하지 않나?

혼자가 왜? 그런 거 없다. 별로 신경 안 쓰는 성격이다.

다른 놀이 중 왜 유독 다트에 꽂혔나?

당구도 쳐보고 볼링도 쳐보다가 다트로 넘어왔다. 매력 있다. 요새 다트 기계가 좋아져서 온라인으로도 모르는 사람과 대결할 수 있다. 혼자 해도 괜찮다.

얼마 전에 시트콤이 끝났다. 연기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

처음에는 부담스럽긴 했다. 가수다 보니 어떻게 연기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연기자들은 처음부터 연기하려고 준비하시는 분들이잖나. 그런 분들도 있는데 난 좋은 기회가 와서 잡은 거잖나. 누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 열심히 했다.

연기의 매력에 빠졌나?

재밌기도 했지만, 표현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또 표현해야 하는 게 힘들었다.

응? 무슨 말인가?

난 가수이다 보니까 카메라를 찾잖나. 카메라를 거의 안 보면서 뭔가 해야 하는 게 어렵더라. 더구나 촬영 방식이 약간 연극 같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르지 않고 쭉 가는. 대사를 잊어버리면 애드리브를 쳐야 했다. 그나마 뮤지컬을 해봐서 실수를 자연스럽게 넘기는 방법을 알아 괜찮았다.

샤이니에서 리더이자 형이다. 어떤 리더인가?

혜택을 많이 누리는 리더? 공연 때문에 호텔에 가면 독방을 쓴다든가 하는. 보통 방을 둘, 둘 쓰니 난 혼자 쓸 때가 있다.

그렇다면 리더 말고 형으로서, 어떤 형인가?

그냥 뭐든 받아주는 거 같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됐다. 안 그러면 내가 스트레스 받더라. 그렇다고 따르라고 하지는 않는다.

멤버끼리 같이 놀러 다니나?

어차피 눈 뜰 때부터 감을 때까지 같이 있는데 또 봐서 뭐하나. 걔네랑 할 얘기가 뭐가 있나. 다른 데서 얘깃거리를 만들어와서 애들과 대화해야지. 다 각자 자기 친구들이 있으니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만난다.

친구들과 놀 때 돈을 잘 내나?

그렇다. 우린 서로 능력이 되면 내는 식이다.

온유는 친구들 사이에서 더없이 좋은 친구겠다.

데뷔하고 한 2, 3년 동안 집에 못 갈 때 친구들이 군대도 미루고 우리 부모님에게 아들 노릇을 했다. 외로우셨을 부모님을 생각해 가게에 자주 찾아가고, 명절 때도 찾아가 챙겼다. 그래서 (돈 쓰는 게) 아깝지 않다.

놀라운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이 착한 건가? 아니면 당신이 관계를 잘한 건가?

친구들이 착해서 내가 그렇게 된 거다. 음, 친구들이 요즘에는 여자친구 생겼다고 좀 소홀히 하긴 하지만. 친구가 여자친구와 함께 오면 같이 보기도 한다. 난 옆에서 보면서 ‘좋냐?’ 이러고. 진짜 친구나 친한 사람들에게 내가 연예인인 걸 버려두세요, 한다. 내가 불편하면서까지 친구들 만날 필요는 없잖나.

머리색을 바꿨다. 팬들 사이에서 그것조차 화제가 되더라. 일거수일투족 관심받으니 자신이 세상의 중심 같은 느낌으로 살게 되지 않나?

전혀. 오히려 연예인 되기 전에 그렇게 살았다. 나밖에 없는데 뭐, 하면서. 하지만 아니더라. 나는 세상에서 작은 일부분일 뿐이다. 내가 지금 앉아 있는 이곳은 멀리서 보면 세상에서 진짜 보이지도 않는 공간인 거다. 내가 몇만 명 관객 앞에서 공연한다? 그것 또한 멀리서 보면 보이지도 않는, 아무것도 아닌 거다.

데뷔한 지 5년이나 됐다. 무엇이 변했을까?

얼굴이 두꺼워졌다. 처음에는 모든 게 어려웠고 어색했다. 하지만 이제는 해본 거네? 할 때가 많으니까. 그러다 보니 안 해봤어도 지금 해보면 나중에 더 잘하겠지, 이렇게 생각한다.

다른 건 몰라도 외모는 더 멋있어졌다. 못 느끼나?

얼마 전에 초등학생 때 사진을 봤다. 웃고 있는 내 어린 시절 모습이 있는데 지금과 똑같은 거다. 골격만 바뀌었구나, 싶어 진짜 신기했다. 외모는 헤어와 메이크업을 잘해주시니까. 누구나 마음먹고 관리 받으면 다 된다.

거울 보고 뿌듯해하는 순간이 없단 말인가?

그러려고 요즘에 옷을 좀 챙겨 입는다. 나이를 먹어가는데, 늙었다는 느낌은 아니고, 꽃다울 수 있는 나이니 좀 더 꾸며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옛날에는 생각만 했는데 이제 행동하려고 한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입어본다.

아이돌의 필수품, 멋진 몸은 만드나?

관리? 요즘은 좀 한다.

몸 좋나?

아니.

그러고 보니까 벗은 걸 못 봤다.

난 안 벗는다. 나중에 몸이 근육질로 변해도 안 보여줄 거 같다. 다른 사람이 내 몸 본다고 기분 좋은 거 아니잖나. 내가 내 몸 보고 좋아하면 모를까. 더구나 요새는 몸은 좋은데 너무 다 똑같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난 나만의 몸이 있으니까.


- 종현


샤이니의 메인 보컬은 어떤 음악을 들을까?

로빈 시크와 퍼렐을 듣고 있었다. 될 수 있으면 녹음에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다. 예로 저스틴 팀버레이크 음악은 한국 아이돌이 가장 많이 연습해야 하는 노래다. 아이돌 음악의 교과서다.

아이돌 음악이란 게 따로 있나?

물론이다. 보여줘야 하는 음악이다. 그래서 자극적인 소스와 비트를 많이 사용한다. 퍼포먼스와 비주얼을 고려해 만들어야 하는 음악이다.

직접 작곡할 생각은 없나?

작곡 지망생이다. 중·고등학교 때 밴드 활동을 하며 작곡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회사에 들어오면서 가수를 하게 됐다.

밴드 음악 할 때는 아이돌 음악에 대한 편견이 있지 않았나?

어릴 때는 내 우상이 최고고, 그 외의 음악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아주 어릴 때의 일이다. 배고픈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시대 분위기였던 것 같다. 지금은 시장이 달라졌다. 대중의 눈과 귀도 예전과 다르다. 이제는 아이돌도 여러 색이 많이 섞인 음악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아이돌도 직업이니까 짜증나는 순간이 있을 것 같다.

연예인으로서 스트레스가 있다. 자유롭지 못한 건 감수해야 하지만, 내 개인 정보로 ID를 만드는 이들이 있다. 불법적인 행동으로 피해 받지만 그런 상황들에도 이젠 익숙해졌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으니, 회사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럼, 일하기 싫을 때도 있겠지?

가장 큰 문제는 내 상태다.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녹음이나 연습이 잘 안 된다. 능률이 오르지 않으니까 스트레스를 받는다. 결과물 역시 아쉬워진다. 하지만 스케줄을 내 몸 상태에 맞춰 매일 관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안타까워도 해야만 하는 일이다.

직장인들이 겪는 흔한 스트레스다.

아이돌이라고 특별한 건 없다.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그들도 일상에서의 마찰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우리가 좋은 건 또래보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다는 거다. 나도 벌써 6년 됐다.

대리급이네.

하하. 6년 정도 되니까 사회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좋다. 아직 친구들은 사회에서 무시 받지만.

그게 힘들다.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고, 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해도 사회생활을 안 한 친구들은 공감을 못 한다.

그래서 일 얘기를 안 하게 된다. 친구들이 공감 못하고, 취업 준비하느라 박탈감도 느낄 수 있다. 주로 옛날 얘기를 하게 된다. 중학교 때 선배한테 끌려가서 맞을 뻔했는데, 한 친구가 임기응변으로 날 구해낸 적이 있다. 만나면 항상 그 얘기를 한다. 매번 재미있다. 현 상황이 아니라, 추억을 파먹는 게 좋은 것 같다.

친하면 옛날 얘기만 하고, 덜 친하면 여자와 축구 얘기를 하는 게 남자다.

맞다. 친해지는 단계에서는 취미만 얘기한다. 너무 친하면 서로의 취미를 아니까.

한창 술 마시고 놀러 다닐 청춘이다.

술과 담배만 안 하지 술자리에는 자주 간다. 사람들 눈도 신경 안 쓴다. 친구들과 좋은 곳에서 이야기 나누는 걸 즐긴다. 또래들과 다르지 않다. 가끔 PC방도 간다. PC방 문을 열고 들어설 때 설렌다. 카운터에서 비회원카드를 집어 들 때가 재밌다. 그런 내가 웃긴다. 게임을 못 하니까. 그 기분을 느끼러 간다.

하지만 20대 중반이 되면 친구들의 시선이 변할 것 같다.

음악학교를 다닐 때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그들도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아이돌의 고충을 이해해준다. 이제는 부러워하는 친구는 없다. 다들 각자의 길이 있으니까. 힘들다고 투정부리면, 사는 게 다 그렇다고 받아준다.

어느 조직이나 정치란 게 있다. 아이돌 세계의 정치란 어떤 걸까?

다른 회사와 비슷하지 않을까? 요령이다. 다섯이 함께 연습해야 능률이 좋은 것을 아니까. 늦더라도 함께 연습한다. 또 녹음이 잘되는 시간대를 아니까. 일부러 그 시간에 맞춰 녹음한다.

아이돌은 회사에서 생산된다는 시각이 있다.

샤이니의 경우는 다르다. 회사에서 틀을 만들어놓으면, 제작 과정에 멤버들이 직접 참여한다.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문제가 생기면 멤버들이 직접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제작 과정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회사의 매우 좋은 자본과 스폰서에 멤버들은 플레이어로서 들어간다. 합작이라고 할 수 있다.

SM이라는 초대형 기획사에 있으면, 어떤 이점이 있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많이 노출된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큰 이득이 된다. 우리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기 위해 수백 명이 고민하고, 포장하니까.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샤이니는 지금 전성기다. 하지만 어떤 회사든 정년퇴직이란 게 있다.

가수는 이야기꾼이다. 프로듀싱과 작곡에 관심이 많아서, 음악을 많이 만들고 싶다. 작곡가로서는 제 나이에 맞게 준비하고 있다. 스물네 살 작곡가들을 보면 나처럼 곡을 쓰고, 습작하고, 가사를 쓰고, 팔고 있다. 또래보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준비해가고 있다.


- Key

예능에서 스페셜 MC 한다고 들었다.
난 패널보단 MC가 더 잘 맞는 것 같다. 원래 주인공 자리 줘야 잘한다. 주도적일 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같다.
이유가 뭘까?
그냥 서먹한 것 같다. 전에도 <세바퀴>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사람 많고 그러면 말을 잘 안 한다. 뭔가 비집고 나가는 게 싫다. 내게 기회를 주면 제대로 잘할 수 있는데, 내가 치고 나갈 명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숨김이 없는 것 같다. 인터뷰를 보면, 참 솔직하다.
처음엔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선을 지키는 방법을 깨우쳤다. 모든 걸 막무가내로 시원하게 다 말하진 않는다. 한계를 알고 어느 정도 솔직하게 얘기하면 그게 매력이 된다. 말로 간지러움을 긁어주기 때문에 솔직해 보이긴 할 거다.
술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엄기준 씨와 뮤지컬 같이 하는데 그도 술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술 좋아한다. 근데 난 나이 많은 분들과 잘 못 어울린다. 친한 형이 거의 없다. 내가 뮤지컬 할 때 엄기준 선배나 김법래 선배와 같이 있으면 말 한마디도 못했다.
그럼 여자가 더 편한가?
여자가 편하다. 친척이 다 여자다.
리더가 되고 싶은 스타일인 것 같다.
그런 것 같다.
샤이니에서 리더는 아니잖나?
그렇다고 샤이니 안에서 리더가 아니라서 그리고 나이가 어리다고 내 발언권이 밀리진 않는다.
귀엽다고 사람들이 얘기 많이 하더라. 스스로 귀엽다고 생각하나?
이것도 데뷔하고 난 후에 처음 들은 얘기다. 머리를 내리면 시크해진다든지, 장난꾸러기 같은 옷을 입으면 왠지 장난을 많이 친다든지 좀 달라진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해야 할 것 같은… 뭐 의도적인 건 아닌데, 스타일에 따라 변한다.
무대 위에서나 예능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기교 같은 게 있나?
기회가 별로 없다. 다섯 명이 나눠서 해야 하니까. 내가 등장하는 순간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그 순간만큼은 절대 실수하지 않으려 한다. 작은 실수라도 하면 잠을 못 잔다. 틀리는 걸 싫어해서 모든 걸 머릿속으로 계산해 행동에 옮긴다. 제스처까지도 계산하는 성격이다.
작사나 작곡 같은 건 안 하나?
내가 할 사람이었으면 이미 했을 거다. 아직까진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뿐더러 일부러 가수니까 해봐야지 하는 생각도 없다.
그럼 가수로서 본인이 지닌 최고의 능력은 무엇인가?
나에 대한 디렉팅인 것 같다. 첫 콘서트 때였다. 개인 무대를 꾸밀 때 내 머릿속에 모든 게 담겨 있었다. LED도 레퍼런스를 다 적어 전달했고, 의상도 직접 사러 다녔고, 피처링 해준 크리스탈도 섭외했다. 내가 그린 그림대로 무대를 선보이고 내려왔을 때 너무 만족스러웠다.
3집 합본 앨범 재킷이 되게 독특하더라.
앨범 안에 그림을 싣자고 해서 평소에 그려놨던 2점을 냈다. 근데 내가 그렸던 그 그림이 커버가 됐다. 세로로 긴 그림이었다. 원래 컬러를 더 많이 사용했고 훨씬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인데, 그걸 잘라야 했다.
요즘 보면 아이돌들이 굉장히 많이 등장하고 있다.
신인 아이돌이 무대에 서면 딱 두 가지만 본다. 나 같은 애 어디 있나를 보고, 차라리 학업에 열중하는 게 나았을 법한 애들을 본다.
키 같은 애들은 어떤 애들인가.
당장 실력이 아니라 뭔가를 발휘할 줄 아는 애들. 자기 역할은 할 만큼 하면서 ‘야! 나와봐’ 같은 느낌으로 하는 애들이 있다. 그런 느낌을 좋아하기도 하고 내가 추구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내가 신인이었을 때 샤이니로서 조언받은 적은 있지만 누구 하나 개인적으로 조언해준 적은 없었다. 인연이 된다면 최대한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도와준 적도 있나?
아직은 없다. 나한테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는 거 같고….
이건 정말 몰라서다. 일본어로 된 싱글을 발표했는데, 아오이 소라란 단어만 들렸다.
파란 하늘이라는 뜻이다. 우리도 그 얘기 많이 했다.
일본에서 인기 많나?
일본은 한국과 다르다. 우리나라는 인기와 돈과 명예가 항상 함께한다. 일본은 인기가 없어도 돈이 되는 팀이 있고, 반대로 명예는 있는데 돈을 못 버는 팀도 있다. 앨범이 10만 장, 20만 장 팔리는 가수라도 거리에서 못 알아보는 경우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만 아는데도 그 수가 많으니까 그게 이제….
돈이 된다?
맞다.
샤이니가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은 잘 맞나?
샤이니 멤버가 된 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또 앨범을 준비할 텐데,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말해줄 수 있나?
타이틀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멤버들끼리 이번만큼 많은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타이틀곡만큼은 웰메이드가 될 거라 확신한다.


- 민호


축구팬으로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어느 팀이 우승할 것 같나?

첼시. 아자르와 오스카를 보면 미친 것 같다. 정말 잘한다. 2위는 맨체스터 시티가 하지 않을까?

주말마다 경기 다 챙겨 보나?

라이브는 거의 다 본다. 휴대폰으로 볼 수 있으니까. 녹화 중계도 본다. 하이라이트도 보고.

며칠 동안 샤이니 3집 앨범을 들었다. 합본 앨범은 CD가 두 장이다. 무려 18곡이다.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팬들과 우리가 만난 게 5년이 됐다. 시간이 지나면 오해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앨범 콘셉트가 ‘오해’다. 오해를 풀자는 의미에서 ‘misconceptions of you’와 ‘misconceptions of me’로 앨범을 나눴다.

맘 단단히 먹고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맞다.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가 이만큼 준비했다는 걸.

3집 앨범이 상당히 호응이 좋다. 그런데도 아쉬워하는 팬들이 있다. 그런데 그 아쉬움이라는 게, 앨범을 잘 만들어놓고도 왜 더 관심을 못 받았지, 같은 것이었다.

팬들이 정말 좋아해주셨다. 그런데 아이돌 입장에서 말하자면, 아이돌 팬들은 유동적이다. 어쩔 수 없다. 우리 멤버들도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아마 모든 아이돌이 알고 있을 거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우리는 이미 해온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3집 앨범도 당연히 그렇다.

샤이니는 아이돌 중에서도 완성도가 높은 팀이다. ‘아이돌’로 묶여서 역차별당하는 것도 있다.

아니다. 틀이 있기 때문에 틀 안에서 우두머리가 될 수도 있고 틀을 깰 수도 있다. 많은 분들이 너희가 그중에서 최고야, 너희 정말 잘해, 하고 말해주신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다음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만큼 했으니까 또 더 나아가보자고 생각한다.

아이돌이 정말 많다. 새로운 아이돌이 등장하고 관심받는 것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

동방신기 형들과 슈퍼주니어 형들이 우리한테 그랬다. 너희 하는 거 보면서 자극받는다고. 나도 그렇다. 자극도 받고 더 잘하고 싶어진다.

요즘 자극받은 아이돌은 누구인가?

같은 회사인 EXO. 그런데 신인 팀들은 다 눈에 띈다. 무대에 서는 사람 입장에서 공연하는 걸 보면 안다. 아, 저거는 진짜 고생해야 할 수 있는 건데, 라고 느끼는 게 있다.

뭔가를 유도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나라면 짜증날 것 같다. 아, 저것들 진짜 ‘신, 발’이네.

헉.

커피를 왜 흘리나?

놀랐다.

멤버 중에 민호만 연기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가장 잘생겼기 때문인 것 같다.

굳이 따지자면 내가, 하하, 대중이 가장 선호하는 얼굴인 것 같다. 우리 중에서는.

<메디컬 탑팀>이란 드라마가 시작됐다. 연기는 마음에 드나?

앨범과 관련된 스케줄을 함께하고 있어서 준비할 시간이 적다.

아이돌 연기력 논란이 항상 있지만, 민호의 연기에 대한 평은 나쁘지 않다.

과한 칭찬이다.

모니터하나?

한다. 바쁘면 내가 나온 부분만이라도 본다. 모니터를 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 내가 한 걸 보고 또 보고, 시간이 지나면 또 본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샤이니에서 랩은 민호. 이런 역할에 변화를 갖고 싶다는 생각도 하나? 보컬로서 더 영향력을 갖고 싶다거나… 아닌가?

욕심은 있다. 아직 나를 보여드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좀… 아무래도… 나는 준비를 많이 못한 상태에서 데뷔를 했다. 그 즈음의 1~2년이 아쉽다. 바보 같았다. 아무것도 몰라서 시키는 대로만 했다.

다섯 명이 한 팀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다.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하고 싶은 게 다를 수도 있다.

서로 얘기를 하고 가장 좋은 것을 찾는다.

보통 이쯤에서 기자들은 이렇게 묻는다. “그래도 서운하고 짜증나는 게 있지 않아요?”

그럼, 우리는 이렇게 말하겠지. “정말 없어요.”

팬들은 아이돌이 회사가 시키는 대로만 하지 말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기를 바란다. 팬들이 이런 바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

잘 안다.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거였다. ‘그럴 거면 SM에 있으면 안 되지.’ 내 의견을 더 표출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지. 회사에 프로듀서가 계시다. 그리고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 그분들의 지시를 따르는 게 첫 번째다. 거기에 우리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이 마음에 안 들면 회사를 나가야겠지만, 그런 게 아니니까 회사와 함께하는 거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 의견이 많이 반영되고 있다. 모든 게 톱니바퀴처럼 움직인다. 많은 사람들이 관여되어 있다. 이 룰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멋있다, 그 대답.


- 태민


오디션 영상을 봤다. 그 앳된 얼굴로 “죽을힘을 다하겠다”고 하더라. 몇 살이었나?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춤이 마냥 좋아서 롤모델도 없이 무작정 연습만 하다 본 오디션이었다. 그땐 내가 생각해도 정말 독했던 것 같다.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 초까지는 주변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할 정도였다.

뭔가 절실했나 보다.

그땐 상처를 많이 받았다. 가수라면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변성기라 보컬 트레이닝을 못 받았다. 그런 상태에서 데뷔를 하게 됐으니까 빨리 따라잡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가수가 댄서도 아닌데 춤만 추는 게 자존심 상했다. 누군가 장난 삼아 한 얘기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괴로워했다. 근데 나는 질책을 받을수록 더 발전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연습생 사이에서도 경쟁이 있고 자격지심이 생기고, 상처도 받았을 거다. 더군다나 중학생 때 데뷔를 했으니 더했겠지.

사실 회사에서 처음 데뷔 얘길 꺼냈을 땐 생각을 좀 더 해보겠다고 했다. 당시의 내 실력이 데뷔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사실 핑계였던 것 같다. 연습을 못하게 되는 상황을 따지다 보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가능한 상황은 내가 만들면 되는 거다. 시간이 도저히 안 나면 이동하는 차 안에서 연습할 수도 있다. 갓 데뷔하고 스케줄 마치고 3시간, 4시간 정도 잘 시간이 생겼는데, 나는 그때 연습실로 가서 혼자 노래 부르고 춤을 췄다. 그렇게 미친 듯이 하니까 조금씩 느는 게 눈에 보이더라. 그러면서 마음도 어느 정도 편해졌다.

올해 성년이 됐다. 샤이니도 데뷔 6년 차고. 데뷔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이 ‘막내’로만 보는 게 내심 속상한 적은 없었나?

일상적인 부분에선 크게 신경 안 쓴다. 그리고 이젠 나도 좀 영악해져서 막내 이미지를 이용할 때도 있다.(웃음) 막내라서 양보를 받는 경우도 많지만 한편으론 그래서 생각을 좀 더 하기도 한다. 내가 욕심을 내면 막내로서 안 좋아 보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내 입장을 드러내기보단 말을 아끼고 따르는 편이다.

어른스럽네. 스물엔 그런 생각 못한다. 하고 싶은 말 마구 뱉고, 말썽도 좀 부리고 해야지.

나는 그런 시기를 좀 더 빨리 겪었다. 오히려 데뷔 초반에 그랬다. 사춘기도 좀 빨리 왔다. 초등학교 6학년 때쯤? 그땐 정말 악마 같았다. 매사가 부정적이었고 시니컬했다.

샤이니를 통해 학창 시절을 보냈다. 사회생활도 일찍 시작했으니 철이 빨리 들었겠다.

그러게. 미성년자 때 데뷔해 성인이 됐다. 시간이 참 금방 간다. 철이 든다는 건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걸 뜻하겠지만 지금은 그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배우는 것 같다. 데뷔 6년 차가 되다 보니 현실적인 눈도 뜨이는 것 같고.

인생의 반을 대중과 공유하는 삶을 살았다.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학창 시절 친구들과 수학여행을 못 갔다. 간접적으로 그런 얘길 들으면 뭉클해지기도 한다.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그 대신 나는 다른 걸 얻었다. 지금 내 삶에 만족한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것, 연예인이라는 것 자체가 유니크한 인생이니까. 근데 연예계 안에서도 유니크해지게 중요한 것 같다. 연예인들도 다른 연예인을 따라가게 되니까. 그렇게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멋진 것 같다. 음악뿐 아니라 패션이나 엔터테인먼트 등 전체적인 분야에서.

인사할 때 이름 앞에 ‘컨템퍼러리 밴드’라는 타이틀을 붙이더라. 다른 보이 그룹과 차별화를 두고 싶은 것 같은데.

우린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덴마크나 스웨덴, 영국 등에서 다양한 곡들을 받는다. 장르나 콘셉트 면에서도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하고. 스타일링에서도 마찬가지다. 크게 봤을 땐 샤이니라는 팀 자체의 색깔이 다른 팀보다 컬러풀한 느낌이다. 멤버들의 성격이나 개성도 다양하고. ‘줄리엣’을 하면서 샤이니만의 느낌이 잡힌 것 같고, ‘Dream Girl’ 때 퍼포먼스 부분이 강해지고 밴드 색깔이 들어가면서 청량하고 시원한 샤이니만의 이미지를 갖춘 것 같다.

지금도 샤이니는 실험 중이다. 앞으로 더했으면 하는 이미지가 있을까?

‘샤이니’ 하면 사람들이 ‘얘들은 어떤 애들일까’ 하고 궁금해하는 이미지가 더해지면 좋겠다. 최대한 신비롭게, 희소성을 지키면서.

예전부터 막연하게 생각해온 태민의 미래는 어떨까?

아티스틱한 느낌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크다. 누구에게나 적당한 시기는 오기 마련이니까 그때를 대비해서 작곡 공부도 하고 연습도 꾸준히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언제 그 시기가 찾아올지 모르니까 아무래도 나 스스로 에너지를 좀 아끼게 된다. 그래선지 스무 살이 되고부터 뭔가 드러내기보단 감추게 되는 것 같다.

계속해서 자기 안에 에너지를 쌓아두려는 느낌이다. 나중에 얼마나 큰 걸 터뜨리려고?

터지든 안 터지든 지금은 아끼는 게 좋을 것 같다.

6년 활동했는데 이제 스물이다. 이거 진짜 어드밴티지다.

다른 팀 형들도 그런 얘기한다. 부럽다고.(웃음)

바쁜 스케줄로 쌓인 피로는 어떻게 푸나?

아직 젊어서 잠만 제때 자면 괜찮다. 근데 정신적인 피로가 있다. 힐링이 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취미 생활도 하려고 한다.

어떤 취미 생활?

요즘엔 스케이트보드에 푹 빠져 있다. 스케줄 끝나면 거의 새벽인데 그땐 사람이 거의 없다. 한강공원 가서 혼자 보드를 탄다. (팔꿈치를 보여주며) 그래서 여기도 까졌다.(웃음)